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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대성명서 ▣ [성명] 위기의 울산 보도부, 회사는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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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26회   작성일Date 22-09-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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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울산 보도부, 회사는 응답하라

         


     “KBS 울산뉴스는 쉽니다.” 지난 2013년 2월, KBS노동조합 울산지부가 낸 성명서의 제목이다. 뉴스를 만들어야 할 기자가 없어 울산뉴스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3년 5개월이 지난 지금,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인력을 충원하라’는 울산 기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회사는 해마다 외면했다. 지금 울산국 보도부는 고사 직전이다.

         

    MBC·민방 기자는 16명...KBS는 6명

         

     울산국 기자의 편제상 정원은 9명이다. 그것도 5분짜리 뉴스를 만들던 수 십년 전에 책정된 인원이다. 9시뉴스, 로컬 광장, 주말 9시 등 을지국이면서 유일하게 총국급 뉴스를 자체 제작하는 현재 울산의 기자 수는 놀랍게도 6명에 불과하다. 

         

     부장을 제외하면 5명, 전날 당직자와 당일 당직자를 제외하면 3명만 남는다. 다시 말해, 노동법상 낮에 일을 할 수 있는 가용기자는 3명뿐이다. 1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1명이 연수를 가고, 1명이 휴가를 가면 뉴스를 만들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당직근무도 5일에 한번 씩 돌아온다. 1명이 사고로 빠지면 4명, 그러면 울산 기자들은 4조 3교대로 1명씩 교대근무를 해야할 지도 모른다.

         

     타사는 어떤가? 울산MBC는 현재 15명, 채용이 진행 중인 1명을 포함하면 16명이다. UBC울산방송도 기자 총원이 16명이다. KBS는 경쟁사들에 비해 기자수가 2분의 1, 3분의 1 수준이다. 회사는 이런 마당에 타사와의 경쟁을 요구할 명분이 있을지 의문이다. 어렵지 않은 지역국이 있겠냐마는, 다른 지역국과 비교하면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난다.

         

    3명이 제작하는 총국 뉴스

         

     울산은 인구 120만 명의 광역시다. 전통적으로 산업수도라는 별칭답게 사건사고는 물론 가치 있는 뉴스거리가 많다. 그래서인지 울산국 뉴스의 분량은 예전부터 총국 급이었다. 강릉과 함께 ‘준 총국’이라 불려온 이유도, 당직을 서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TV 뉴스의 러닝타임은, 9시뉴스가 13~15분, 뉴스광장 15분, 7시 네트워크 5분, 930 뉴스 13분 가량이다. 여기에다 시간대별로 라디오 뉴스도 챙겨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부장과 취재기자 서너명이 해 낸다.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광역시이면서 총국이 아닌 곳은 울산 밖에 없다.  또 MBC와 민영방송이 있으면서 을지국인 곳도 울산 밖에 없다. 편제와 인원은 을지국인데 총국뉴스를 하며 타사와 경쟁을 하라는 건데,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최고의 노동 강도, 울산 보도부

         

     울산 기자들은 수가 적다보니 출입처도 광역화 된지 오래다. 타사 기자들 2,3명의 출입처를 커버해야 한다. 그러면서 매일 리포트를 제작한다. 그것도 청와대나 국회처럼 아이템이 ‘발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 기획성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지역 기자들에게 ‘매일 리포트 제작’ 은 어떤 의미인지 설명 안 해도 잘 알 것이다. 야구로 치면 선발투수가 재충전 없이 매일 등판한다는 얘기다.

         

     그날 기획해서 그날 제작하기 일쑤다. 내일 모레 아이템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며칠을 기획하고 사전촬영하고 보충 취재해서 제작하는 서울이나 총국과 비교하면 제작 여건이 참으로 열악하다. 그러면서 1인당 통상 5~10개 가량의 단신도 채워 넣어야 한다. 전국 방송사 통털어 노동 강도가 이 보다 더한 곳이 있는지 묻고 싶다.

         

     KBS 총국은 물론 울산MBC와 민방에도 있는 보도제작 부서도 없고, 보도특집을 제작할 여력이 있을 수 없다. 하다못해 기획용 출장도 마음 놓고 가기도 힘들다. 당일 리포트 부담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울산 기자들 사이에는 ‘최악의 험지’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울산을 ‘특별 위기지역’으로 선포하라

         

     몇 년 전만 해도 울산에는 서울 기자들이 2명씩 순환 근무를 했다. 그러나 순환인원이 1명으로 줄더니 2014년을 끝으로 서울 기자 순환은 사라졌다. 이 뿐인가? 2013년 초 울산국에 근무하던 모 기자가 퇴사한 뒤 빈 자리도 채워지지 않고 있다.

         

     울산 기자들은 고통을 감내하며 해마다 ‘인력 충원’을 요구해 왔지만 회사는 ‘울산을 위한 시급한 처방’을 내리지 않았다. 물론 지역 기자 충원이 간간이 있었지만 정작 절박한 울산에는 역대로 1명 충원에 그쳤다. 이러다가 지역민들을 위한 KBS의 사명을 지키기는커녕 울산뉴스 자체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회사는 답을 해야 한다. KBS가 지역의 정보전달과 지자체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소홀해도 되는지, 울산 시민들이 KBS를 외면해도 되는지 말이다. 정부는 위기에 직면한 조선업을 조만간 ‘특별 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한다. KBS도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울산 보도부를 ‘특별 위기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입이든 경력이든 충원을 통한 ‘긴급 수혈’ 에 나서라. 그리고 타사의 수준에 걸맞는 장기적인 기자 충원 계획을 세워라. 

         

     타 사와의 경쟁은 커녕 수십 년 전에 책정된 정원도 못 채우는 현실, 울산 기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명료하다. 회사는 그들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 06. 29

    KBS노동조합 울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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