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사측의‘황당한 해명자료’에 대한 조합의 입장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는 지시가 윗선에서 내려졌으며 실제로 관련뉴스가 확대 재생산돼 연일 톱뉴스로 보도된 반면 박원순 시장의 공식 사과 뉴스는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공영방송의 정치 중립성을 훼손한 방송법 위반 행위이자 특정 정당과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사실상의 선거개입 행위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대량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하철 사고를 신속하게 보도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심층취재는 공영방송의 당연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윗선 개입’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나 

누가 뭐라고 하는가. 안전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부각된 이상 지하철사고를 키워서 보도할 수도 있고 또 사안에 따라 적절하게 줄여서 보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은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질 때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방송법이 규정한 보도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의 핵심 요지이다. 지금 조합은 그런 결정이 보도본부 내부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윗선의 개입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회사는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바로 그 부분을 해명해야 한다. 왜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가.

사측은 당초 발제보다 훨씬 큰 비중으로 보도된 경위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나 

또 하나 당초 일선 취재부서의 지하철 사고와 관련된 리포트 발제는 적었는데 나중에 2배나 늘어서 보도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조합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누구의 지시에 따라 어떤 경위로 실제 보도량이 그처럼 크게 증가했는지 진상을 파악해서 답을 내놓아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역시 침묵하고 있다.

사측은 박원순 시장 공식 사과 기사가 누락된 이유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나 

마지막으로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하철사고는 새누리당에게는 호재, 박원순 시장에게는 악재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에 유리할 수 있는 지하철 사고 관련 보도는 그렇게 비중을 늘려 연일 톱뉴스로 보도하면서 정작 박원순 시장이 공식 사과한 기사는 왜 단 한 줄도 내지 않았은 지 회사는 그 경위도 설명해야 하는데 이 역시 침묵하고 있다. 사측 스스로가 매일 내놓는 모니터보고서에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사측은 지난 13일 조합이 백운기 보도국장의 청와대 면접 관련 기자회견을 했을 때에도 ‘관련자와 업무 협의차 청와대 앞에 갔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자료를 냈다가 사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사측에 당부한다. 아무리 급하고 당혹스럽더라도 제발 ‘얘기’는 되게 입장을 발표하기 바란다. 공영방송의 사측입장인데 그래도 최소한의 격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2014. 5. 16.

                     교섭대표노조 KBS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