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추진단장, 사장뒤에 숨어 무엇을 하는가? 

수신료 인상이 되지 않으면 인력 130여 명을 줄이겠다는 사측의 추악한 의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스마트KBS추진단은 최근 직무분석 결과를 마무리하면서 인력감축이 필요한 해당부서에 대해 실행계획을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직무분석 결과를 가지고 인력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직무분석 과정이 정상적인 회사 업무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하면 목적을 밝히고 보고서가 나오면 이 보고서의 적정성과 신뢰도를 회사결제라인을 통해 검증하고 실행부서에서 실행계획을 세워 실행문서를 시행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의 안과는 달리 방향과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직무분석안은 어떠한가? 직무분석을 의뢰받은 헤이 그룹의 컨설팅안으로 그 누구도 검증을 하지 않은 말 그대로 거친(Raw) 데이터이다. 이 컨설팅안이 적어도 회사정책안이 되려면 적어도 실무부서인 스마트KBS추진단에서 정상적인 결제라인의 검증을 받아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사측은 그러나 사장에 직보하고 구두로 승인받고 구두로 해당 부서에 지시하고 실행계획을 준비시키는 비상식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노동조합은 사측이 직무분석을 추진하면서 보여온 폐쇄성을 감안할 때 분명히 구조조정과 같은 음흉한 꼼수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의심된다. 길환영 사장은 무리한 직무분석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향후 이에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

은문기 스마트KBS추진단장도 사장 꽁무니뒤에 숨지 말고 업무처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은 단장은 이번 직무분석 업무의 부서장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결재라인도 거치지 않은 채 구두로만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컨설팅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은 것처럼 비겁하게 사장뒤에 숨어 있지 말고 당당히 조합앞에 나서라. 수신료 인상국면에서 이사들의 자구안 요구에 동조하여 실현 불가능한 안들을 쏟아내고 있는 컨설팅 안의 실행계획이 도대체 뭔지 궁금하다. 특히 4조교대를 다른 형태의 근무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추진단장은 초월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조합과 어떠한 협의도, 보고서의 신뢰도에 대한 검증도 없이 마치 그 안이 정답인양 실행부서를 압박하지 마라.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고서인가? 컨설팅 안이 정말 합리적이고 자신이 있으면 그 내용을 밝히고 떳떳이 직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노사합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이면서 극도의 보안속에 추진돼 온 직무분석 자체를 수용할 수 없으며, 만약 사측이 직무분석안을 토대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총파업으로 막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길환영 사장은 비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직무분석안을 당장 폐기하라. 그리고 향후 이와 관련한 책임은 반드시 져라.

2013. 8. 8

KBS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