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KBS 노동조합
노동조합 가입서 익명게시판
  • 성명서
  • 성명서

    성명서

    이전성명서 [KBS노동조합제언서] 지역국은 공영방송KBS의 휜 등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06회   작성일Date 22-09-16 14:35

    본문

    - 다음은 오늘 노동조합 주최로 열리는  이번 [지역방송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의 제언서(지난 여름 노보게시 내용 일부 수정)입니다. 오늘 토론회는 다음 제언서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며, 토론에 그치지 않고 본사와 지역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대안마련을 위해 구체적으로  투쟁목표를 세울 예정입니다.  토론회에 참석 못하시더라도 노동조합에 많은 제언 바랍니다. 토론회 내용은 다음 노보를 통하여 세부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 지속가능한 지역방송 정책대안 마련을 위한 제언

    < 지역국은 공영방송 KBS의 휜 등뼈다! >

         

    1. 지방방송꺼!? 

      현재 KBS에는 9개의 지역총국과 9개의 지역국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2004년 지역국 통폐합으로 공주,남원,군산,여수,영월,태백,속초방송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경쟁과 능률’이라는 신자유주의가 지역국 통폐합이라는 숙원을 이뤘다고 폼나게 비판하지는 않아도, KBS 지역국에 근무하는 사원들도 어쩌면 ‘그 사건’ 이후 자기정체성 혼란에 와 있는지 모릅니다. 

    혹시 우리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총국 중심으로 광역화하는 것이 지역‘밥그릇’이기주의를 벗어나는 것이다” 

     “지역민들도 서울의 ‘고품격방송’을 즐길 권리가 있다”

         

    일부 지역국 통폐합의 주된 논리였던 수신료 인상국면에서의 구조조정불가피론에 묵인했던 아픔, 그리고 통폐합 후 지역민을 위한 문화센터 역할 확대 등에 대해 노사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이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어찌됐든, 그 사건 이후, 우리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신앙이 또 생겼습니다. ‘지방방송 꺼도 결과적으로 문제없잖아!’ 

         

    2. 우리 안의 李明博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역분권을 외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혹은 ‘소아병’적이다는 비판을 받기 일쑵니다. 그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집니다.

       

      하나는 ‘지역無用론’입니다.

    역으로 ‘중심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중심의 규모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방송을 예로 들면, 서울 본사에서 자본, 리소스 등이 집중되어야 시장경제에서,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왕권중심의 봉건사회이건, 근대이건간에 사회 각 분야의 역량은 한데 모아있어야 하며,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지역을 따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미 사회가 ‘사회문화적 통합’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은 지역균등이나 분권론을 내세우는 사람을 지역에서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잇권다툼으로 폄하하고 무시하는 것이 지역무용론입니다. 

         

     둘째는 현실론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뿐 만 아니라 교육, 문화콘텐츠의 기반구조와 생산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지역 분권적인 ‘재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에서는 수도권의 반발(김문수는 더 나아가 경기도도 서울에서 소외돼 있다고 ‘배부른 주장’도 한 바 있습니다)은 물론 지역간 역차별 소지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서울로 수출해서 역량(다양한 기득권과의 연줄, 고급정보와의 기회)을 키워야한다는 기형화된 지역발전론을 내세우는 그 뿌리가 되는 것이 이런 현실론입니다.

        

    비판합니다. 

         

    지역무용론은 사실 수도권이든 지역에 살든 많은 사람들이 내심 갖고 있는 생각인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지역은 휴가철에 잠깐 다녀갈 곳, 혹은 6시내고향에서  맛있는 음식의 식재료가 많은 곳, 혹은 종종 뉴스에서 사건사고가 나면 다뤄지는 변방일 뿐입니다. 그렇게, 인구 1/2이 사는 지역은 모조리 지방이고 변방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대단히 이례적이고 특별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치환되고, 변주되고 있습니다. 중앙은 우상입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 서울대 합격자 명단 플래카드를 걸어놓는 지방 고교, 혹은 ‘IN서울’ 등등

    - 개콘에서 서울말 배우려 애쓰는 ‘촌뜨기들’을 희화화하면서도 문제를 못느끼는 무감각한 지적인 나태함.

    - ‘지방으로 좌천됐다’는 말의 몰관계성에 대한 무감각함.

    - 신입사원이 지역국에서 오래 근무하면 ‘미래가 없다’고 단언하는 오만.

     

    이 정도가 되면, 사실상 서울폴리스, 서울공화국이며, 이미 수도권이 문어빨판처럼 끌어올리는 정치사회경제문화 집중은 환경오염, 도농격차, 사회문화적 다양성 축소 문제점 등 국가의 미래 경쟁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세계 그 어느 나라도 한도시 주변에 인구 절반이 밀집해서 와글거리고, 살아가진 않습니다. 서울로 집중시킨 만큼, 지역에 기본적 재생산(사회,문화,경제) 여건을 조성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이미 ‘서울로 서울로’의 욕망의 에스컬레이터는 이미 집단무의식화 했을 정도로, 욕망은 또다른 욕망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 욕망은, 지역에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주장들을 ‘시혜’를 달라는 차원으로 폄훼되고, 지역민들 역시 ‘내가 선 곳이 세상의 중심이다’라는 생각 보다는 서울로 가지 못한 것, 지역의 다른 사람들도 무능력하게 보기까지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 어쩌면 사실인지도 모릅니다. 

         

    이는 확실히 ‘서울 헤게모니’에 장악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지역분권의 논리적 담론을 거쳐도, 결과적으로 ‘그래도 자식교육은 서울에서 해야지’, ‘능력있으면 서울에서 뜻을 펼쳐야지’하는 무의식의 조종을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내 머리와는 반대로, 가슴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지요. 서울은 경쟁에서 살아남은 내 모습의 환상입니다. 서울사랑이 내면화된 것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비판하면 진보세력들도 대충 비판적 지식인 흉내낸다고 생각했듯이,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이명박을 비판하면 우리사회 진보세력 카테고리에 자신이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명박을 찍었던 내 자신의 욕망[집값상승]에 대해서는 모른 체 하는 것이지요. 

     이명박 영어과열 조장한다, 특목고/외고 문제있다, 논리적 비판은 합니다. 

    하지만, ‘내 아이는 외고 보내서 경쟁력 우위를 점해야지’, ‘영어는 조기교육이 중요해’라고 말합니다. 

    넓게 말하면, 그게 내안의 ‘서울 판타지’입니다.

    이 판타지를 깨고 삶이 수많은 풍부한 가치들과 다양성으로 존재하며, 한 사람의 성공이 서울에서의 경쟁과 휘황찬란한 야경 안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단순합니다. 적어도 지역민에게 수신료 절반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한 지역무용론과 현실론은 절대 ‘공영방송인’이 갖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서울/수도권에 사는 시청자들도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현안’에도 관심을 돌려야하고, 지역의 시청자가 갖고 있는 이중성, 즉 서울헤게모니를 깨고 사회 문화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개개인 삶의 구체적 현안들이 ‘지역방송’에서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깨어난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 뿐 만 아니라, 자기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지역민들의 ‘이상욕구’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 때,

    사상과 행동이 따로 놀 때,

    당위와 현실이 따로 놀 때,

    그건 ‘우리 안의 이명박’이 꿈틀거리고 있는 증거입니다. 

         

    3. 지역방송인, 혹은 지역시민의 열패감과 내밀한 욕망

         

    지역방송은 전파의 낭비도, ‘사소한 것에의 집착[law of triviality]’도 아닙니다. 내 삶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서 풍부한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인 뉘앙스를 갖고 벌어지는 현상들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지역방송 역할의 시작입니다.

     

    아침 TV를 보면, 아직도 서울 출근길 교통상황, 이를테면 올림픽대로니 양화대교를 부감으로 잡은 폐쇄회로화면이 방송을 탑니다. 서울 사람들은 물론 지역민 조차 그게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수신료가 그렇게 투여돼도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자기가 지향하는 곳이 서울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역국 사원들도 왜 ‘고품격’ 뉴스가 아닌 지역뉴스가 필요한지, 왜 지방의 시시콜콜한 소식이나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필요한지를 물으면 결코 쉽게 답을 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지역분권이나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해오지 않고 있다가 맞딱드리는 질문에 대해 그저 ‘사실 지역뉴스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자문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지역의 동료들을 두고, 동료보다 먼저 총국으로, 본사로 가야하는 것 외엔 복잡하고 귀찮은 현실에 관여하기 싫기 때문이지요. 

         

    본사에서 근무했던  피디, 기자가 지역국으로 내려오면 내심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사무실 분위기. 평소 알 필요도 없었던(?) 엔지니어나 경영직 동료는 물론, 비정규직 동료들과도 귀찮게시리 아는 체 해야 합니다. ‘별 다른 일 하지 않는’ 시장이나 시의원들조차 촌뜨기들처럼 느껴집니다. 가끔 터지는 화끈한 사건사고나 중앙정치인과 연루되거나, 대형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들이나 그나마 뉴스꺼리, 정보꺼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는 한국사회에서 의미가 있거나 새로운 가치를 갖는 뉴스재료가 없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 내부에 삶에 대한 주체적 역동성이 없기 때문에 서울이라는 욕망이 있어야 삶의 목표가 있는 듯 해보이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역국의 역동성, 발전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4. 지금, 생체해부를 하는 심정으로 우리 현실을 보자

         

    지역국을 ‘벗어나야할 現근무지’ 수준으로 판단하는 지역국의 일부 구성원, 순환근무를 가야하는 골치아픈 곳, 잠시 쉬러가는 곳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본사의 동료들, 그리고 한번도 공영방송 지역국에 대해 수용자 입장에서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를 해보지 않았던 지역민, 그리고 지역의 언론학자 혹은 공영방송의 역할에 고민하는 언론학자들에게 광범위한 의식조사를 해서, 뜻있는 학자들이 발전적 대안을 찾아주는 자리가 그렇게 열렸습니다.

         

    사실 지역문제에 관해서는 진보/보수할 것 없이 보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공영방송 역시 한국사회의 축소판으로, 본사 중심 사고로 각종 정책들이 비판 없이 진행된다면 결국은 공영방송을 ‘형식적이나마’ 떠받치고 있었던, 공영방송의 휜 등뼈인 지역국이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등뼈가 무너지면, 다시 돌이키기 어려워집니다. 공영방송국이 아닌 ‘서울방송국’으로 수렴하는 것만 남아있게 될지 모릅니다. 

         

    오늘 지역정책 대안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이와같은 문제점에서 출발하여 지난 봄부터 추진되다가 한번 연기되어 비로소 열립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은 정리하고 더 구체화하여 앞으로 KBS 노동조합의 역점 사업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특히, 다음 내용들은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에서 조사했습니다.

         

        

    - 지역방송에 대한 지역(총)국 사원 설문

    - 지역(총)국의 프로그램 및 뉴스에 대한 지역민 여론조사

    - 각 지역의 언론학자그룹 의견 조사

         

    조합원 동지들은 물론  KBS 구성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토론회에 직접 참석 못하시더라도, 앞으로도 다양한 제언을 부탁합니다.

         

         

    2011. 11. 11

         

    K  B  S  노 동 조 합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