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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대성명서 ◆ 이렇게 해서라도 내 편이 아닌 자들에겐 흠집을 내고 싶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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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2회   작성일Date 22-09-23 15:49

    본문

    이렇게 해서라도 내 편이 아닌
    자들에게 흠집을 내고 싶은 건가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왜 기자를 하는 지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왜 이런 보도를 해야 하는지 기자 자신도 확신이 없는 경우일 것이다. 3월 1일 <KBS뉴스9>에서 보도된 “빗속에 도심 곳곳 보수 단체 산발적 집회” 아이템을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들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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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뉴스9> 2021년 3월1일

     

    이 리포트를 보도한 기자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말 왜 무슨 이유로 어떤 의도로 보도했는지, 왜 이런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한 이 리포트가 그 귀한 <KBS뉴스9>의 시간을 점유해야 하는지 이해 못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아 우리 조합에 하소연이 끊이지 않음을 알려 드린다.

     

    이 리포트는 3월 1일 서울 곳곳에서 열린 보수 성향 단체들의 집회를 다루고 있다.

     

    이런 취재를 할 경우 취재기자라면 누구나 당연히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야 소위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자가 밝혔듯, “방역 수칙은 대체로 잘 지켜”진 듯하다. 리포트 어디를 봐도 방역수칙 위반 사례나, 방역수칙이 위반됐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이 리포트는 왜 한 건가? 소위 '핵심'은 무엇인가? 방역수칙 위반도 없었던 집회를 보도하려면 다른 이유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혹시 보수단체가 주장하는 내용을 보도하려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겠다. 내용을 보니 역시나 친 정권 주구저널리즘으로 낙인찍힌 양승동아리의 보도본부가 보수단체의 주장을 전할 리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다. 리포트 내용 어디에도 보수단체들이 왜 집회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은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보도를 했을까?

     

    그 어떤 이유로도 이 리포트가 방송을 타야 할 만한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정상적인 데스크의 감각이나, 뉴스제작 담당자의 감각으로 이런 리포트는 꺼리가 안 되고 “얘기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기자의 멘트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실마리가 나온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법원이 허용한 20명보다 적게 모인 집회도 있었습니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 문장의 논리 구조를 분석하면 분명 이날 열린 많은 집회 가운데 “법원이 허용한 20명 이상이 모인 집회”가 존재한다. 또한 “20명 이상 모인 집회”가 “20명보다 적게 모인 집회”보다 더 많은 듯한 인상을 준다. 당연히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시청자의 뇌리에 남을 수 있다.

     

    사실상 조작이다. 아주 교묘한 조작이다.

     

    이 기사 어디에도 20인 이상 모인 집회가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기자는 “우리공화당도... 9명이 모이는 소규모 집회를 동시다발로 열었습니다”라고 전하고 있다. 9명 이하가 모이는 집회는 우리공화당으로 한정하고, 20명보다 적게 모인 건 “그런 집회도 있었다”고 전하면 우리공화당 외에 누군가 분명히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겠는가?

     

    이쯤 되면 이 기사가 <KBS뉴스9>의 전파를 탄 이유는 마치 보수단체가 어떤 방역수칙 위반행위라도 저지른 듯한 인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좀 심하다. 이렇게 교묘한 장난을 쳐서라도 자신과 정치적 관점이 다른 누군가에게 흠집을 내고 싶은가? 그동안 대놓고 정권의 주구 노릇하다 시청자들의 지탄이 이어지니 이렇게 해서라도 정파적인 앞잡이 노릇을 기어이 하고 싶은가?

     

    위 기사가 얼마나 황당한지는 지난달 19일 보도된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 보도를 보면 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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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뉴스9> 2021년 2월 19일

     

    이 날 영결식에 순간 최대 참석인원이 100명을 초과해, 현 정권과 한 몸이라고 비판받는 서울시 조차도 영결식 주최자 등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하고 변상금도 부과했다. 방역수칙이 테러를 당한 이날 영결식을 다룬 <KBS뉴스9>의 리포트에는 방역수칙이라는 말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우리 편은, 문재인 정권 청와대 비서실장의 규정대로라면, 살인자들이나 하는 짓을 저질러도 아무런 문제가 안 되고, 우리 편이 아닌 자들은 어떤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마치 어떤 심각한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이런 짓을 도대체 언제까지 할 것인가?

    80년대 군사정권 때나 쓰던 저질 수법을 2020년대에 다시 봐야 하겠는가? 이것이 양승동 KBS가 견지하는 공정성의 기준인가?

     

    양승동 사장은 며칠 전 수신료 인상과 직무 재설계에 관한 헛소리를 늘어놓느라 5500사원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이렇게 대놓고 편파적으로, 선택적인 정의와 선택적인 공정성을 고집하면서 수신료를 낙관하고 직무재설계로 회사가 살아날 거라고 보는가? 정신 차리시길 바란다. 이 같은 정치적 주구 노릇을 그만두지 않는 한 그 누가 그 어떤 노력을 한 들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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