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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성명서 [KBS노동조합성명서] 사측이 그토록 용맹하게 외치던 ‘제작자율성’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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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09회   작성일Date 22-09-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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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측이 그토록 용맹하게 외치던 ‘제작자율성’은 어디로 갔나!

    - 정율성과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논란에 부쳐


     

    여권 이사의 말 한마디로 편성이 바뀌었다. 그것도 이사회 간담회장에서 나온 말로 인해 8.15 특집으로 기획된 KBS스페셜 정율성 편이 방송 보류되고 말았다. 

     

    “언론의 자유, 제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물리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KBS는 그런 부당한 압력에 대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합니다.” 이승만 다큐 논란과 관련해 어제(11일) 홍보실 명의로 밝힌 회사의 공식 입장이다. 사측은 이에 앞서 열린 공정방송위원회 등을 통해서도 제작의 자율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할 최대의 가치임을 거듭 강조해 온 바 있다. 이토록 제작 자율성 수호의 화신임을 자처했던 사측이 이사들의 지적을 두고 사실상 1년 전부터 기획해 온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방송 보류하는 게 과연 온당한 처사인가!

     

    정율성이 사회주의 국가의 혁명가로 추앙받고 있고 6.25 당시 적군으로 참전했다는 것이 편성 변경의 이유라지만, 정율성은 이미 그의 탄생지인 광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역사적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또 추모사업 또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인물이다. 사측의 그리고 모 이사의 논리가 맞다면 광주라는 지역사회는 지금 심각한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내용의 적절성 여부는 사측이 그토록 강조해마지 않는 것처럼 제작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며 또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은 그 동안 백선엽은 물론 이승만 다큐에 대해서도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이는 공영방송이 다루지 못할 프로그램의 영역은 없으며 또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얘기를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은 공영방송의 의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여성 동성애자의 얘기를 다룬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에 대한 다시 보기 중단은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 논란이 돼 중단한다는 사측의 논리는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며 공영방송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진보신당이 논평에서 지적했듯이 “정치적 외압에 맞서 공정한 방송을 만들어 나갈 책임이 있는 것과 같이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도 그렇게 해야 할 당위가 있다.” 그리고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진 시청자 의견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방송을 통해서 답하는 것”이어야 한다.

     

    ‘추적 60분’이 다룬 희망버스와 ‘환경스페셜’이 다룬 4대강 문제 등을 통해 KBS가 모처럼 시청자들로부터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제작자들의 노력과 자율성의 보장을 통해 나온 결과물임을 사측은 잘 알 것이다. 자신들의 이념적 편향에 따라 프로그램이 재단되지 않고 다양한 생각들이 존중될 수 있는 헌법적 가치가 프로그램의 영역에서부터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작 자율성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앞에서는 제작 자율성을 외치고 뒤에서는 외압에 굴복해 편성을 변경하고 다시보기를 중단하는 작태를 보이는 자들은 더 이상 공영방송에 있을 이유가 없다.  

     


    2011.  8.  12. 

    K  B  S  노  동  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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