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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성명서 [KBS노동조합성명서]정율성은 어디 가고 이승만만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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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20회   작성일Date 22-09-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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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율성은 어디 가고 이승만만 남았나?

         

         

       오랜 논란에도 불구하고 KBS노동조합은 이승만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역사적 인물과 사안에 대한 평가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또, 공영방송의 주요 프로그램 영역임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기획과 편성의 타당성 및 합목적성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이승만 다큐는 MB의 특보였던 김인규 사장의 지시에 의해 사실상 프로그램 제작이 시작되면서 뉴라이트 역사관의 ‘종결자’가 되리라는 우려를 낳아 온 것이 사실이다. 광복회와 4.19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 같은 우려는 그동안 정권 핵심부가 이승만 띄우기에 골몰해 왔고 KBS 또한 정권과 거리두기를 해 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지나친 개입이 자칫 프로그램 제작자의 제작 자율성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어, 노동조합은 균형 잡힌 접근과 후속 시리즈에 대한 조속한 기획이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 같은 조합의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오다 이승만 3부작을 편성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후속으로 김구 2부작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승만 다큐에선 한국현대사의 가장 비극적 희생 가운데 하나인 제주 4.3사건을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친일청산이 좌절되고 반공국가로 가는 중대한 기로였던 사건을 그것도 이승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아래 이뤄진 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채 다큐가 방송된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노동조합은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 사회적 정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념적 쟁투의 희생물이 되는 것에 대해선 결코 찬성할 수 없다. 정율성 다큐가 그것이다. 이사회의 문제제기로 시작해 속칭 우파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정율성 다큐의 방송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에선 공식적 경로를 통해 이승만과 정율성 다큐의 동시 편성을 제안한 바 있다. 공영방송은 좌우를 막론하고 다양한 인물에 대한 조명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만만 남고 정율성은 온데간데 없다. 정율성 다큐를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내년에 편성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방송연기가 아닌 명확한 불방에 해당한다.

     

       정율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할 제작자의 자율성과 편성권이 이사회로부터 침해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나쁜 선례가 되고 있다. 만약 정율성 다큐가 조속한 시일 내에 방송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이사회는 방송내용이나 주제를 문제삼아 지속적으로 편성에 간섭하러 들 것이다. 

     

       제2, 제3의 정율성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내부에서부터 방송제작의 자율성과 편성의 자유를 지켜내지 못한 채 이 같은 일이 고착화된다면, 공영방송은 앞으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어떤 인물과 사안도 다루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정율성은 정율성만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이사회를 포함해 어떤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방송 제작의 자율성과 편성의 자유를 지켜 낼 사측의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1.   9.   27.

    K B S 노 동 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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