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성명서 ◆ 지금 KBS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편성위원회 졸속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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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BS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편성위원회 졸속 구성이다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편성위원회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을 바라보며 많은 직원들은 단순한 제도 개편 이상의 깊은 위기감과 불안감, 우려를 느끼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누가 편성위원회에 참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 변화가 현장의 취재와 제작 환경, 나아가 국민이 접하게 될 뉴스와 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조합원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특정 노동조합에 사실상 종사자 대표 지정권을 부여하는 구조다. 현재 시행규칙은 가장 핵심이 되는 ‘종사자’ 개념조차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누가 종사자인지, 비정규직은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순환전보 대상자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휴직자와 파견자는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특정 노조가 종사자 대표성을 갖는 구조를 제도화하려는 것은 향후 공영방송 내부에서 심각한 대표성 논란과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KBS처럼 순환전보가 일반화된 조직에서는 오늘의 종사자 범위와 내일의 종사자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 특성과 현실적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시행규칙부터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중함일 것이다. 공영방송의 편성 독립성과 민주적 대표성은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가치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원래 다양한 시각과 가치가 공존해야 하는 공간이다.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자유롭게 토론되고 충돌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권력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도 독립적으로 취재와 제작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구조 자체가 특정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결국 다양한 목소리는 줄어들고,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침묵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모두들 알다시피 편성위원회는 단순한 내부 회의체가 아니다. 편성규약 심의·의결, 시청자위원 추천, 공영방송 이사 추천 절차와 연결되는 핵심 구조다. 결국 편성위원회 구조 변화는 단순한 운영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공영방송 전체 방향과 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란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졸속 시행규칙 강행이 아니고, 보다 폭넓은 사회적 논의와 충분한 의견 수렴,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영방송은 특정 정권의 것도, 특정 노조의 것도, 특정 진영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KBS노동조합은 이 당연하고도 정당한 가치를 위해 편성위원회 졸속 구성을 결연히 반대하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통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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