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성명서 ◆ [공추위] 사장 선임 '개문발차', KBS현안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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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성명]
사장 선임 '개문발차', KBS현안 '개점휴업’
- 감사 선임도, 재원 대책도 뒷전인 8인 이사회
제14기 KBS 이사회가 출범한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언론이 "개문발차"라 이름 붙인 출발이었다. 8월 26일 사장 임명제청 절차를, 9월 9일 모집공고를 의결했고, 9월 17일 공모를 시작했다. 사장에 관한 한 이사회는 한 주도 쉬지 않았다.
그 열의의 절반이라도 KBS의 주요 현안들에 쏟았는가. 같은 법으로 같은 시기에 출범한 EBS 이사회와 견주어 보면 답은 분명하다.
▲ 첫째, 감사 선임이다.
KBS 감사의 임기는 2024년 12월에 끝났다. 당시 후임 임명은 소송에 휘말렸고, KBS는 1년 9개월째 임기가 끝난 감사가 직무를 이어가는 비정상 위에 서 있다. 이사회는 출범하면서 "공백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장 선임을 두고는 "입법자의 준엄한 명령"을 말한다. 그러나 감사를 "이사회의 제청"으로 임명하도록 한 것도 같은 방송법이다(제50조). 이사회가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이 공백을 끝낼 수 없다. 이사회 자신의 운영규정 제9조 제7호에도 '사장과 감사의 임명 제청'은 나란히 적혀 있다. 법에도 규정에도 나란히 놓인 두 책무 가운데 하나에만 열을 올린다면, 명령을 골라서 따르는 것인 셈이며, 결과 또한 기묘하다. 남아있는 임기는 법의 이름으로 줄이면서, 이미 끝난 임기는 1년 9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한편, EBS 이사회는 달랐다. 감사 임기 만료일이 9월 7일로 다가오자 8월 28일 첫 정기이사회에서 임명제청 기준과 절차부터 의결했고, 공모와 서류심사를 거쳐 오늘 면접심사에 들어갔다. 열흘 남짓한 공백도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이사회가 있고, 1년 9개월의 공백에는 입을 닫은 이사회가 있다. 이것이 해태(懈怠)가 아니면 무엇인가.
▲ 둘째, 재원 대책이다.
방송미디어 현장은 매일매일이 어렵다. 시청자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옮겨 가고, 제작비는 치솟는데 지상파 광고 시장은 줄어든다. 보유 자산을 활용해 스스로 재원을 만들려 해도 낡은 법과 규제에 막혀 있다. 누가 사장이 되든 마주해야 할 현실이고, 국회와 정부를 움직여야 풀리는 문제다. 이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EBS 이사회는 첫 회의부터 수신료 정상화를 놓고 긴 시간 머리를 맞댔다.
안타깝게도 KBS 이사회가 한 달 반 동안 내놓은 것은 이해충돌 의혹을 받는 어느 이사의 "화가 난다"는 역정과 사장 선임 일정표뿐이다.
KBS 이사회는 정원 15인 가운데 8인, 53% 채워져 있다. 안타깝게도, 임직원과 시청자의 목소리는 아직 한 석도 없다. 정원 13인의 11인(~88%)으로 출범한 EBS 이사회도 있다.
그리고 개문발차하면서 '임시'이사장을 뽑고, 같은 날 이사회는 15명의 이사가 함께 독립성과 다양성을 담보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제14기 KBS 이사회는 9월 4일, '편성위원회'와 '국회 교섭단체'에 공문을 보내 9월 29일까지 이사 추천을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스스로 말한 시한조차 기다리지 않는다.
사장 선임의 절차와 방법도, 모집공고도 현 이사장 하에서 모두를 결정한다.
9월 16일에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운영할 기관을 선정하는 안건까지 올렸고, 17일에는 공모를 시작했다.
채워 달라고 재촉하면서, 채워지기 전에 판을 다 짜놓는 것. 표리부동이다.
△ 부족한 대표성은 서두름으로 메워지지 않는다.
KBS노동조합은 질문한다.
임직원과 시청자의 목소리가 빠진 8인의 이사회가 새 방송법을 온전하게 이행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현 사장의 가처분과 이사회의 속도전 사이에서 KBS의 현안은 뒷전이다.
이사회는 사장만 뽑는 기구가 아닐뿐더러, 자리 공방의 당사자도 아니다.
국민 그리고 공영방송의 구성원과 함께하는 대표성을 갖추고 KBS의 현안을 중(重)히 다루는 것.
새 방송법이 맡긴 이사회의 책무가 바로 이것 아닌가.
2026년 9월 18일
KBS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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