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성명서 ◆ 불명확한 ‘종사자’ 기준, 갈등을 부르는 편성위원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
페이지 정보

본문
불명확한 ‘종사자’ 기준, 갈등을 부르는 편성위원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어제(15일) ‘방송법 시행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 일부개정안 행정예고’를 법제처에 게시했다. 여러 사항을 개정하겠다고 하지만,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편성위원회 구성을 위한 종사자 범위와 종사자 대표의 자격요건 규정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해, 향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해 종사자 범위가 특정 직군에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지난달(3월) 방미통위 설명회에서도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와 시간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한 달 만에 행정예고가 이루어진 것은, 해당 설명회가 실질적인 논의의 자리가 아닌 ‘통보’에 불과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방미통위가 행정예고한 방송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편성위원회 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를 종사자로 정의한 부분은 해석의 여지를 과도하게 남겨, 제도의 출발 단계부터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해당 문구는 직무를 의미하는지, 직군을 의미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이로 인해 제작 현장 구성원뿐 아니라, 제작 관련 직군이지만 현재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인력, 기술·지원 영역에서 제작에 관여하는 인력, 콘텐츠 생산 과정에 일정 부분 참여하는 경영 직군까지 포함 여부가 모두 불확실한 상태로 남게 된다.
이러한 모호성은 단순한 해석 문제를 넘어 종사자 대표 선출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종사자 과반이 소속된 노동조합이 대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종사자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 자체로 분쟁의 원인이 된다. 누가 종사자인지에 대한 합의조차 없는 상태에서 과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결과적으로 소송과 조직 내 갈등만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직능 단체에서는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성위원회는 단순한 제작 자율성 논의 기구를 넘어 KBS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구다. KBS의 경우 편성위원회가 편성규약을 통해 이사 추천 구조와 시청자위원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KBS의 지배구조와 경영 방향으로 이어진다. 즉, 편성위원회 구성 문제는 특정 직군의 이해를 넘어 전체 임직원의 권리와 조직 운영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중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핵심 기준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 결과 특정 집단이 대표성을 주장하며 권한을 독점하거나, 반대로 대표성 자체가 부정되어 제도 운영이 정지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편성위원회는 공정방송을 위한 장치이지, 특정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의 정당성과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이는 명확한 기준 없이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이에 KBS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방미통위는 ‘취재·보도·제작·편성 참여’의 범위를 직군과 직무 기준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 종사자 정의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며, 종사자 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는 과반 기준의 산정 방식과 검증 절차를 명확히 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편성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 권한이 집중되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현장의 혼란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기준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규칙이다.
2026년 4월 16일
- 이전글◆ [KBS노동조합 11구역 성명] 연봉직 직원 소급분 미지급, 사측의 비겁한 책임 전가를 즉각 중단하라! 26.04.30
- 다음글◆ [위원장 서신] 책임을 다하기 위한 마지막 결단! 26.04.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